2024 Q2 Review

이번에도 꾸역꾸역 분기 회고를 쓰고 있다. 거의 방학숙제를 하는 기분으로 쓰는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월간 회고까지 쓸 기력이 없는 것 같다. 꾸준히 월간 회고를 하는 사람들… 정말 리스펙트…

Timeline

  • 2024-05-04 : 유튜버하는 후배님과 커피챗을 했는데, 통상적으로 개발자랑 커피챗을 하는 것과는 분위기가 다르기도 했고, 편안하면서도 개발자가 아닌 사람의 관점을 알 수 있어서 재밌었던 것 같다.
  • 2024-05-16 : 튜링의 사과라는 개발자 친화적인 작업공간에서 Vim 어디까지 알고 있니? 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 트위터라던가 내가 주로 활동하는 영역에서는 Vim하면 내가 생각날 정도로 꾸준히 얼굴을 비추긴 했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강의 홍보한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서 3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를 희망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놀랐다.
    • 지난 해에는 Neovim이 얼마나 좋은지에 대해서 간증을 설파하고 다니는데 포커스를 맞췄다면, 올해는 Vim 자체의 기능을 좀 더 부각시키는 쪽에 집중했다. 물론 중간에 Neovim 영업하는 것도 빼먹진 않았지만, VSCode를 통해 찍먹을 하던 ideaVim을 통해 찍먹을 하던, Vim 자체에서 제공해주는 기능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했다.
    • 발표자료는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 2024-05-22 : 홈커밍데이에서도 생산성 관리에 대한 주제로 발표를 했는데, 생각보다 매끄럽게 다루지 못했던 것 같아서 약간 아쉬움이 남는다.
  • 2024-06-27 : 특별한 이벤트라고 할 것 까지는 아닌 것 같지만, Fediverse에서 Threads의 글을 구독할 수 있는 기능이 생겼다. 즉, 마스토돈에서 Threads의 글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이다.
    • 사실, 크게 기대를 하고 있진 않았지만 생각보다 시기가 빨리 다가오기도 했고, Threads에 페디버스 연동 기능이 생기기까지는 마스토돈 계정은 불가피하게 방치하고 있는 상태였는데 이제는 마스토돈 계정도 본격적으로 굴리면서 재밌는 실험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 당장은 Fediverse에서 Threads 계정을 단방향으로 구독하는 것만 되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다. Threads 계정을 굴리면서 빌드업을 하다가 Threads에서 Fediverse 계정을 구독하는 시기가 올 때 쯤에는 바로 마스토돈을 본거지로 삼을 것 같다.
  • 2024-06-29
    • 한국 연합우주 개발자 모임
      • 개인적으로 Fediverse 생태계에 관심은 있었지만 구심점도 없고, 관심이 있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지도 막막한 상태이기는 했다. 특히, 생태계를 개척하는 개발자들의 모임은 어떨까 싶긴 했었다. Threads가 Fediverse에 통합이 되면서 제법 큰 지각변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는데, 물 들어오면 노를 젓는 심정으로 한국 연합우주 개발자 모임이 생겨났고 거기에 참여하게 되었다.
        • 개인적으로는 2010년대 초-중반의 트위터 개발자 타임라인이 그립기도 했던 편인데, 그 당시는 트위터 클라이언트 앱을 만들거나 혹은 트위터에서 제공해주는 API를 활용해서 프로필을 분석하는 서비스를 만들거나, 혹은 트위터 봇을 만드는 등 다양한 토이프로젝트들이 범람했던 시기였다.
        • 다만, 트위터 API를 이용해서 무엇인가를 만들던 생태계는 결국에는 한 기업에 의존해서 흔들리게 되는 경향이 있다. 서드파티 앱이 어느 순간 기능을 하지 않게 된다거나, 클라이언트 앱이 어느 날 갑자기 마켓에서 내려가 있거나 같은 일들이 많았다. Fediverse는 특성이 전혀 다른 편이다. 어떤 사람이든 Fediverse 생태계를 지탱하는 프로토콜에 기여할 수도 있고, 의사결정이 민주적으로 이루어지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Breaking Change가 생길 일도 없다. 서드파티 앱을 만드는 것도 언제 또 바뀔 지 혹은 언제 서비스를 내려야 할 지에 대한 불안감이 없는 편이다.
      • 어쩌다가 홍민희님이랑 연락이 닿아서 모더레이터 역할까지 하게 되었는데 사람 일이 참 모르는 것이구나 싶다.
      • 늘상 하는 일이 커뮤니티 바람잡이 역할이기도 했어서, 이번에도 그런 역할을 자발적으로 하지 않을까 싶다.
    • Sprint Seoul
      • Sprint Seoul은 각자 모여서 오픈소스 기여를 하는 모임이다. 사정상 자주 열리지는 않지만, 열릴때는 단골처럼 가는 편이다.
      • 최근 들어서, django로 개인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에 발견했던 쓸만한 라이브러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기능은 미비해서 거기에 기여를 하려고 했었다. 다만, 기능 추가하기에는 여러가지 번거로운 이슈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어서, 내가 활용하고 있는 Trick을 문서에 추가하는 정도로만 기여했다.
        • 너무 오랜만에 풀 리퀘스트 를 작성해서 그런지 영어 표현이 구사가 잘 안되긴 했는데, 이걸 의식적으로 연습해야겠다는 자각은 생긴다.
        • 풀 리퀘스트 날리고 나서 시간이 좀 남는 관게로 PyWeb 세미나 발표자 모집에도 발표자 지원도 하고 슬라이드도 깎았는데 될 지는 모르겠다.

Books

최근 들어서 병렬 독서라는 것을 시도하고 있는데, 책을 한 권 읽다가 지루해지면 다른 책을 읽다가 다시 돌아와서 읽는 방식이다. 좀 더 구체적인 방법론이 있긴 한데, 얘기하자면 길다. 결과적으로는 지난 분기보다는 책을 두배 이상은 넘게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아마, 내가 생각한 방법론대로라면… 컨디션이 최상이라는 가정하에 한 분기마다 두꺼운 이론책을 12권 정도는 읽을 수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걸 어떻게 적용하는지는 커피챗에서 말하고 다니고는 있는데, 블로그로는 아직 귀찮아서 안 쓰고 있다.

다음 분기에는 전보다 1.5배 정도 더 읽을 수도 있을 것 같다.

  • 거인의 노트
    • 이 책 자체는 기록을 하는 방식을 다루는 책이다. 일상에서의 기록, 업무 환경에서의 기록, 삶을 설계하는 기록 등 다양한 관점의 기록을 설명하고 있다.
      • 어떻게 보면 [[quarterly/2024-Q1]]{지난 분기에서 읽었던 불릿저널}이랑 비슷한 내용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같이 보면 또 재밌게 읽을 수도 있는 책이기 때문에 권장한다.
  • 도메인 주도 설계
    • 사실 이 책은 2016년 쯤, 부대에서 연등하면서 읽었던 책이다. 그 때 그 당시에는 소프트웨어 개발의 사이클을 돌아보지 않았던 시기에 읽었던 책이었기 때문에 솔직히 말하자면 몰랐던 용어들은 많았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많았다.
    • 첫 번째 읽었을때 느꼈던 감상은 “모듈/네임스페이스는 이런 의도를 가지고 쪼개는 것이구나” 정도 였다. 학교에서 배우는 객체지향을 가르치는 교재는 이런 내용을 전혀 다루지도 않았기 때문에, 이 책을 통해서 그나마 감을 잡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 2024년인 현재에 들어서 두 번째 읽고 나니 느끼는 감회가 완전 다르다. 2016년도 쯤에 첫 번째 읽었을때는 “이런 식으로 모듈을 쪼개는 구나” 혹은 “이런 식으로 코드를 짜는 패턴이 있구나” 정도로 이해했던 것이, 두 번째 읽었을때는 “이런 설계를 위해서 이러한 협업이 필요하구나” 내지는 “기술적인 것 뿐만이 아니라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구나” 정도로 이해가 더 깊어진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몇가지 있는데, 이건 어느 정도 큰 규모의 조직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어야 실감이 날만한 것들이다. 한 2~3년 정도 뒤에 다시 읽으면 어떨지는 모르겠다.
  • Sandi Metz의 Practical Object-Oriented Design in Ruby
    • 객체지향 언어로 설계하는 것에 대해 300 페이지 안 쪽으로 잘 설명해주는 책이다. 집중해서 훑어본다면 2-3일도 안 걸릴 것 같다.
    • 어떤 프로그래밍 언어로 설명한다고 한들 편견이 없고, 핵심적인 내용에 집중하는 책을 원하는 이가 있다면 주저없이 이 책을 추천할 것 같다. 그만큼 쉽고 직관적이게 잘 설명해주는 책이다.
  • 린 모바일 앱 개발
    • 책 자체는 굉장히 오래전에 작성된 책(react-native/flutter 언급이 전무)이라는게 너무 티가 날 정도이긴 하지만, 스타트업에서 모바일 앱을 개발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전반적으로 잘 설명이 된 책이다.
      • 예를 들면, 어떤 고객을 타겟으로 제품을 만들 것인가? 전략적으로 어떤 테크스택을 활용해서 개발할 것인가? 어떤 솔루션을 활용해서 시간을 절약할 것인가? 등등 전략적인 면모를 다루고 있다.
    • 책이 대놓고 CTO/테크리드를 타겟으로 쓰여진 책이기 때문에, 다소 전략적인 부분에 대한 언급이 많다. CTO/테크리드가 아니더라도 본의 아니게 짬처리를 담당하는 개발자라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 요즘 AI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 가볍게 2시간 컷으로 읽을 만한 책이다. 깃헙 코파일럿도 Neovim에서 쓰고 있는 입장이고, OpenAI도 API 연결해서 적당적당히 쓰고는 있었던지라 “터미널 못 잃어!”라는 입장이었는데, No-code 도구 로서의 Copilot Chat은 생각보다 쓸만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 오브젝트
    • 객체지향에 대한 사실과 오해라는 책을 재밌게 읽은 입장에서 만족스럽게 읽은 책이다.
    • 이 책은 600 페이지 정도 분량으로 굉장히 두껍고 양이 많아보이는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다. 자바 코드를 예시로 들어서 좀 길어보일 뿐이고, 여러 출처에서의 인용문이 많다. 이런이런 책이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핵심적인 내용만 추리면 1주~2주 안에 독파할 수 있는 책이다.
  • 사랑을 담아
    • 오래 사는 것에 그렇게 미련을 가지거나 관심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갈 땐 가더라도 내가 자발적으로 선택한 적당한 시기에 가는 것을 선호하는 입장에서 흥미롭게 읽었던 것 같다.

Conclusion

확실히 지난 분기보다는 책을 읽는 분량은 많아졌다. 책을 빠르게 훑는 요령이 생긴건지, 그동안 누적된 지식이 있어서 빠르게 훑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여러모로 좋은 징조인 것 같다. 다만, 아직까지는 영어로 된 책을 읽지는 않아서 아쉽다. 국내에 출간되지 않은 책 중에 괜찮은 책이 제법 많은 편이기도 하고, 책장에 쌓여있는 70여권이 되는 책보다 아마존 킨들 장바구니에 넣어둔 책들이 많다. 이것들을 언제쯤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지금까지 분기 결산을 하면서 아직까지는 업무에 대한 언급은 아직도 하진 않았다. 뭐… 올해도 그럴일은 딱히 없을 것 같다. 개인적인 사생활은 뭐 그렇다고 치더라도 업무 이야기는 아직까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