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클라이언트 구매 후기 (with hey.com)

2023년도 4/4분기 결산 에서 쓸까말까하다가 이걸 다 담기에는 4/4분기 결산 퇴고하는걸 미루게 될 것만 같아서 블로그 포스트로 따로 분리하기로 했다. 2023년 9월 쯤부터 유료 이메일 서비스를 구매하면서부터 뉴스레터를 구독하기 시작했던 특이점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서 설명하기에는 분량이 상당히 길어질 수도 있고 커피챗에서도 1시간 이상을 떠들어댈 수 있는 소재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내가 사랑하는 여러가지 것들을 커피챗마다 가서 전도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만나고 싶어도 시간이 부족해서 못 만나는 사람, 꼭 만나서 전도해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만날 시간이 없는 사람 등등을 고려해서 내가 사용하고 있는 유료 이메일 서비스에 대한 간증과 그리고 내가 왜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두 개의 아티클로 나눠서 설명하게 될 것 같다.

Hey.com 라는 이메일 서비스가 있다. Hey.com 에서 내세우는 기능 중에 <내 계정 핸들>@hey.com 로 이메일을 보내면 블로그 포스트처럼 글을 발행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여러 가지의 서비스를 사용해보고 케이스스터디를 해야하는 관점에서 통크게 이 기능을 시험삼아 적용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유료결제를 해야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였고 글을 발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기에는 $99/year 를 쓰는건 개인적으론 부담이었다.

vim.kr1 관련해서도 이메일 업무를 해야하는 일이 많아지게 된 입장으로서 이메일 업무를 도와주는 생산성 도구를 찾아보긴 해야하는 입장이기도 했다. 이메일은 계속해서 쌓여만 가고 있었고, 구독 신청만 누르고 있었던 뉴스레터는 읽을 일도 없이 계속해서 스킵하고만 있었고, 쌓인 이메일만 네자릿수가 넘어갔다. 당시, 주변에서 SuperHuman을 썼더니 “내 인생이 달라졌더라” 내지는 “삶의 질이 달라졌더라” 같은 간증이 들려오긴 했지만, $300/year는 너무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 아까 설명했던 hey.com에 비하면 $99/year$300/year는 너무나도 차이가 나는 것이기도 했고, 내가 그나마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기능들이 hey.com도 충분히 충족하고 있었기 때문에 hey.com를 구매해서 쓰는 결정을 하게 되었다.

Hey.com을 쓰고나서 일어난 변화

hey.com을 쓰고 나서부터는 이메일을 처리하는 방식이 많이 달라졌다.

적어도, 내가 확인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매일마다 쌓이는 이메일이 줄고 있다는 점에선 확실히 달라졌다. 언젠가는 봐야지하고 미루는 것들도, 바로바로 처리하거나 혹은 시간이 지나고 난 뒤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지울 수도 있게 되었다. 뉴스레터가 특히 그렇다.

이메일을 Kanban Board 처럼 활용하기

이메일 업무를 단순히 게시판 마냥 여러개의 게시글이 있으면 그 게시글을 일일이 확인하고, 거기다가 코멘트를 다는 접근 방식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왜냐면, 이메일 클라이언트의 생김새가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게시판의 UI처럼 생겨먹었기 때문이다. UX만으로도 사람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는 표현을 지나가다 주워들은 적이 있는데, 이런 것이 바로 적절한 예시가 아닐까 싶다.

hey.com에는 workflow라는 기능이 있는데, 이는 이메일을 칸반보드처럼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엄밀하게는 각각의 이메일 쓰레드가 어떤 단계에 있는지를 표시해주고 각각의 단계에 맞게 lane에 배치핼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다. 국내 B2B 업무관리 도구 중에 Dooray! 라는 SaaS 도구가 이런 기능을 제공해주긴 하지만, 개인 이메일 클라이언트 단에서 이런 기능을 제공해주는 것은 신선한 경험이기도 했다.

(추후에 뉴스레터를 읽는 노하우를 소개할 때도 다룰 내용이긴 하지만)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언젠가는 읽을 이메일은 reply later로 분류하고 회신을 위해서 계속해서 Follow-up 해야 하는 이메일은 Set Aside로 분류를 해서 처리를 할 수 있다.

분류를 하는 행위에 대한 인지부하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이메일을 처리하는데 드는 시간이 전반적으로 많이 줄었다.

이메일을… 자동으로… 분류해준다고…?

내가 이메일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이메일 서비스에 이런 기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hey.com에는 이메일이 들어오는 출처를 보고 그 이메일이 어떤 유형의 이메일인지를 자동으로 분류해주는 기능이 있다.

스팸 메일이라고 판단되면 Spam, 뉴스레터라고 판단되면 The Feed, 영수증 청구 이메일이라고 판단되면 Paper Trail, 그 외에는 메인 화면 상에서 표시되는 Imbox, 이런 식으로 분류해주는데 어떤 목적으로 이메일 클라이언트를 들여보느냐에 따라 초점을 맞춰야 하는 부분을 UX 상에서 완전히 다른 영역으로서 분리를 해준다.

그때그때 신경써야 하는 영역을 확실하게 분리를 해주다보니, 이메일을 읽거나 혹은 읽지도 않고 바로 휴지통에 버리는 행위에 대한 부담이 확실히 줄어들었다.

뉴스레터 처리하기

영수증 청구 이메일 처리하기

결론

확실한 것은, 사람들이 돈을 쓰고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들은 다들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 돈이 달달이 나갈때마다 통장이 좀 아프긴 하지만, 이런 도구라도 사용해야 내가 감당하는 인지부하가 줄어드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고, 달달이 나가는 구독료는 인지부하를 줄이기 위한 비용이라 생각하면 그렇게 비싸지는 않다. 생산성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다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생산성 도구는 가격이 부담스럽다고 한들, 막상 계산기를 두들겨보면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물건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hey.com을 사용하면서 이메일을 처리하는데 드는 시간이 줄어들었는데, 이걸 시급이라는 기준으로 환산해보면 $99 / 12개월 ~= $8.25 / 30일 = $0.275 / 1일 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하루에 500원씩 아낀다고 생각해보면, 그렇게 비싼 금액은 아니다.

Todoist도 그런 의미에서 다시 결제하기 시작했는데, Todo 앱에서 단축키를 지원하고 커스텀 쿼리를 조합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 기능인지를 지금와서야 처음 알았다. 어딘가에다가 할일 목록을 작성하고, 그것을 온라인/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기록할 수 있어야 하며, 심지어 UX가 간편한 것이라면 당연히 돈을 쓰는 것이 안 아까울 수 밖에 없다. 단축키 지원으로 워크플로우가 최적화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Vim을 1년 넘게 체화하고 현재도 사용하고 있는 지금의 시점에서 많이 체감하고 있다.

언젠가는 언급할 주제이긴 하지만, 당연히 사용하는 생산성 도구의 가짓수를 늘리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생산성 도구는 가능하면 적게 사용하는 것이 좋지만, 내 워크플로우에 잘 맞는 도구이며 내 워크플로우를 최적화할 수 있다면 결제하는 것 정도야 그렇게 아깝지 않은 비용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생산성 도구를 구매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면, 특히, 이메일 클라이언트를 구매하는 쪽으로 고민이 들고 있다면 충분히 참고자료가 되었으면 좋겠다.

  1. 실제로 VimEnter 2023 행사를 진행할때, 후원사와 이메일을 주고뱓으면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