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Q2 Review

Timeline

  • 2023-05-11 ~ 2023-05-14 – RubyKaigi 2023 에 참여했다.
    • 31년을 살면서 처음으로 일본여행을 가게 되었는데, 제법 신선한 경험이었다. After Party에 참여하면서 일본인 개발자 트친들을 한 5명 정도 만들기도 했다.
    • 개인적으로는 4일간 느낀 점들이 많아서, 언젠가는 한번 장문의 글로 정리하고 싶다. 한국의 개발자 커뮤니티 생태계는 어떻게 되었으면 하는지에 대해 늘상 하고 있던 생각이 있었는데, 좀 더 윤곽이 명확해지게 되는 계기이기도 했다.
    • Shopify에서 Ruby의 성능을 끌어올린 썰
    • Shopify에서 설명하는 ‘LSP를 구성하는 기술’
    • 스폰서 부스 탐방
      • 해외 개발자 행사 컨퍼런스의 스폰서 부스는 어떻게 운영될까 궁금해서 돌아봤었는데, 국내에도 도입되면 좋을 것 같은 것들이 제법 보였다.
    • 패널톡 보고 문화충격 먹은 썰
      • 패널톡에 참여한 사람들은 당연히 Ruby 언어에 코어 컨트리뷰터로 참여했던 사람들이었다.
      • 단순히 어떤 언어/프레임워크를 잘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혹은 어떻게 생태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해 논의가 오갔다는 점에서 멋있게 느껴졌다.
    • RubyKaigi 마지막 날에 키보드가 망가진 썰
      • 마지막 날에 신나게 타이핑하다가 갑자기 키보드가 고장났다. USB 케이블 접촉 불량의 문제였다. 일본어를 잘 못해서 RubyKaigi 오거나이저 분들한테 영어로 물어보면서 도움을 요청하느라 2시간 가까이 헤맸던 것 같다.
      • 파이콘 한국의 D 님과 비슷한 포지션으로 추측되는 분의 도움을 얻어서 근처 AEON 마트에서 일본어 자판 키보드라도 구할 수 있었다. (지금도 이 키보드를 쓰고 있다.)
        • 커뮤니티에서 환영받는다는 느낌이 드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호감을 가지게 되는지 실감하게 되었던 것 같다. 비록 언어권은 다르지만, 따뜻함을 공유하는 문화 자체가 얼마나 강한 힘을 가지는지 실감하게 되었던 것 같다.
  • 2023-06-03Excelcon 2023 에서 [[appendix/excelcon-2nd]]{Neovim으로 생산성 퀀텀점프하기} 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Highlights

시간 관리법에 대한 고찰

시간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에 대해서 항상 관심이 많았다. Telekasten.nvim 으로 꾸준히 저널링을 하고, 어떤 작업을 시작하면 Toggl Track 타이머를 켜서 시간 측정을 했다. Wakatime을 깔아서 쓰기도 한다. 다만, 시간을 측정해서 동일한 어떤 작업을 하는데 드는 시간을 예측한다에 의미를 둘 뿐 스케줄링을 잘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여러개의 작업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적절하게 슬롯을 나눠서 스케쥴링을 하거나, 하루 동안에 해왔던 작업들을 요약하거나, 다음엔 어떤 작업을 할 지 계획을 한다던가하는 것들을 최근 들어서는 루틴으로 잘 소화해내진 못했다. 정확히는 시스템으로 굳혀가지 못했던 것에 가깝다.

오늘, 또 일을 미루고 말았다 라는 책을 읽으면서, 시간 관리하는 습관을 어떻게 체화해나갈지에 대한 실마리를 얻었다. 2.5시간 ~ 4시간 단위로 슬롯을 나눠서 관리하는 것이다. (아래의 인용 참고)

2.5시간 ~ 4시간 정도면 어떤 한 가지 일을 집중해서 처리할때 인지부하도 그나마 덜 생기는 체감상 적당한 범위였다. 각각의 슬롯에 있는 동안에는 어떠한 인터럽트도 없이 최대한 하나의 과업에만 집중하고, 슬롯 사이의 나머지 비어있는 시간은 식사를 하거나 스케쥴링을 조정하거나 이전의 작업을 정리하거나 다음 슬롯에는 어떻게 진행할지 계획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었다.

vim.kr 도메인을 구매했다

한국의 Vim 디스코드 커뮤니티를 만들때도, 이런 질문에서 시작했다.

일본에는 vim.jp 라는 커뮤니티가 있는데, 왜 한국에는 없지? 일본은 1000명 규모로 모이는데 한국도 충분히 그럴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해서, 디스코드 커뮤니티를 만들고 적극적으로 판을 키웠다. 디스코드 커뮤니티에 100명~150명 정도 규모로 모였고 제법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활발하게 운영되고 나서도 문제였다.

티스토리에도 Vim 디스코드 홍보글을 올리고, SNS에 꾸준히 글을 올리긴 하더라도 공식적인 루트로 사람들이 유입하기에는 모자란 것이 딱 하나 있었다. 커뮤니티 공식 페이지가 없다는 것이다. 일본의 Vim 커뮤니티는 vim-jp.org 도메인으로 들어가기만 해도 Vim을 사용하는 다른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었다.

비공식 커뮤니티인데 감히 공식 페이지 같은 것을 만드는게 맞을까? 라는 의구심도 들었지만 어차피 아무도 안하니까 내가 해야겠다라는 마음가짐으로, 2023년 5월 19일 vim.kr 도메인을 구매했다.

예전에 만들어놨던 VuePress 템플릿에서 포크해서 Github Page 리포지토리를 빠르게 찍어내고, vim.kr 도메인을 연결했다. 주변 사람들한테 홍보할때는 tistory에 올린 글이나 디스코드 초대장 링크를 직접 전달해야 했는데, 이젠 그냥 vim.kr 도메인만 전달하면 된다. 훨씬 편해졌다.

커피챗, 그리고 생산성

최근 들어서, 커피챗이라는게 타임라인에서 유행하길래 오랜만에 뵙고 싶었던 분들 위주로 찾아가서 커피챗도 했다. 커리어패스나 이직 관련 커피챗이라기 보다는 좀 더 스몰톡에 가까운 쪽의 커피챗을 선호했다. Neovim 광인이 커피챗에서 스몰톡한다면 무슨 얘기가 나올까? 그렇다. 에디터 얘기를 하거나 생산성 얘기를 하거나 둘 중 하나일거다.

존경하는 몇몇 시니어 분들을 찾아가서 아래의 질문은 공통적으로 했었던 것 같다. 반쯤은 메타인지에 기반한 질문이었던 것 같다.

  1. 학습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하시나요?
  2. 학습하실때 루틴을 어떻게 유지하시나요?
  3. 생산성을 어떻게 의식적으로 개선하시나요?
  4. 어떤 장문의 글을 작성할 때, 각주로 여러가지 레퍼런스 문서를 명시하는데 서지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5. 책을 번역하는 속도를 높이는 루틴이나, 글을 더 작성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할 수 있는 방법론에 대한 질문 (개인적으로 책을 집필하는데도 욕심은 있다.)

커피챗을 하고 다니면서 느끼는게 있다면, 사람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유지하는 루틴이 제각각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당장 Github에서 dotfiles 리포지토리를 검색해봐도 사람마다 본인에게 맞게 개발환경을 구성하는 방식이 제각각이다. 누군가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파이프라인이 엄청 대단해보이더라도, 반대로 생각하면 그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내가 쓰는 생산성 도구가 신기하고 혁신적이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커피챗을 하고 다니면서, 혹은 개발자 지인들을 집들이에 초대하면서, 혹은 모각코(모여서 각자 코딩)하면서도 Arch linux 환경에서 Neovim으로 어떻게 모든 것들을 해결하는지 라이브로 보여주곤 했는데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다.

요즘 들어서 커피챗을 할 때마다, 생산성이나 디지털 가든 얘기는 빠지지 않고 얘기하고 다니는데, 뒤에서 후술할 Glasp이 얼마나 대단한 물건인지도 은근슬쩍 홍보하고 다니고 있다.

Glasp (Social Web Highlighter)

생산성 도구를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Glasp 이라는 아주 재밌는 물건을 알게 되었다. 어떤 웹 페이지의 텍스트 일부를 선택해서 빨간색/파란색/노란색 형광펜 같은걸로 줄 긋고, 줄그은 부분에다가 코멘트를 남기는 크롬 익스텐션이다. 줄 긋고 코멘트 남긴 기록들은 glasp.co 프로필 화면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창업 멤버가 대부분 일본인인데, 노트 정리 관련해서 재밌는 책들이 많이 나오는 일본에서 나온 제품이라 더 흥미로웠다.

Glasp이 얼마나 강력한 도구인지 소개하자면 장문의 글을 쓰고도 남을 것 같지만,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아래의 기능들을 제공한다.

  1. 웹 상의 아티클을 highlighting 할 수 있다.
  2. PDF 파일을 열어서 highlighting 하는 것도 가능하다.
  3. 아마존 킨들에서 highlighting 했던 것들을 glasp으로 내보내기가 가능하다.
  4. highlighting 했던 것들을 기반으로 Knowledge Graph 구성이 가능하다.

그렇다. 아마존 킨들도 제공한다. 지금까지는 아마존 킨들에서 원서를 보는 것과는 팔자가 많이 멀다고 생각했었는데, 한국에는 발매가 안된 책을 읽을 수 밖에 없는 사정도 생기니 타이밍이 참 재밌게 맞물렸다.

수면 안대로 수면리듬이 정상화 되었다.

이미 주변 사람들은 알고 있었던 문제이긴 하지만, 이 글에서 솔직하게 밝히자면 심각한 수면 장애를 앓고 있었다. 제때 잠들지도 못하고, 제때 일어나지도 못했다. 이런 생활을 4년 넘게 해왔다. 한동안 안정적이긴 했어도, 대부분의 경우에는 수면장애가 정말 심했다. 거기다 ADHD 증상까지 겹쳤다. 이런 생활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자살 희망 사유 1순위를 앞다투기도 했다.

근데, 이런 문제가 최근 2주 안에 갑자기 해결될 줄은 몰랐다. 단지, 호기심으로 쿠팡에서 수면 안대를 샀을 뿐이었다. 내가 이 안대를 쓰는 동안에는 수면모드야하고 자기암시하는 플라시보 효과 때문인지는 몰라도, 숙면하는 빈도는 확실히 잦아졌다.

수면 장애로 날려먹은 4-5년이 무색하게만 느껴진다. 지금이라도 나아졌으면 다행이라면 다행이라지만, 날려먹은 세월은 어찌해야하나라는 생각도 들고 한편으로는 허탈하다.

Books

최근 들어서는, 생산성/UX/디자인 관련된 책들 위주로 찾아보고 있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기술 쪽 서적보다는 UX/프로덕트 관련 도서들 위주로 찾아보게 될 것 같다.

지난 분기보다는 그나마 책을 많이 읽은 것 같다. 그래도, 여전히 만족스럽지는 않다. 내 개인적인 기준으로는 2~3배 이상은 더 읽어야 만족스러울 것 같다.

Glasp이라는 툴을 알게 되면서, 아마존에서도 책을 몇권 구매하게 되었는데 올해 안에는 아마존 킨들 책도 완주할 수 있으면 좋겠다.

Thoughts

  • ‘무해함’에 대한 생각
    • 무해한 사람인 것처럼 전시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전시는 누구나 할 수 있으며, 전시하는 행위 자체가 오히려 유해한 사람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았다.
    • 또한, 나만 무해하다고 해서 사회가 나아지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이 유해한 짓을 하더라도 방관하지 않는 태도 역시 필요하다.
  • 요약하는 습관에 대한 생각
    • 개인적으로는 요약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젬병인 편이었다. 어떤 책을 학습한다고 하면, 그 책에 있는 내용을 전부 다 기록으로 남기려고 하는 나쁜 버릇이 있었다. 챕터별로 4~5 문장으로 요약한 적은 아예 없었다.
    • 받아쓰기에 가까운 식으로 기록하다보니, 인지부하도 적지 않게 발생해왔다. 받아쓰기에 가깝게 학습하는 방식은 앞으로도 학습 속도 개선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이 생겨서, 학습과 관련된 도서를 많이 찾아보곤 했는데 지금까지 읽은 대부분의 책들이 하나의 결론으로 수렴했다. “어떤 주제에 대해 완결된 형태로 내 언어로 요약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 최근 들어서, 요약/메모하는 방법에 대한 어떤 유튜브 영상 을 알게 되었다.
      • 영상에서 발표하신 분이 쓰신 책을 어떤 분한테 소개받았는데, 다음 분기 안에는 한번 읽어봐야겠다.

Conclusion

지난 분기 회고보다는 길다면 길고, 굵직하다면 굵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은 지난 분기보다는 많이 읽어서 한편으로는 위안이 된다. 생산성도 지난 분기와 비교해봤을때도 계속해서 개선되고 있는 것 같다.

생각지도 못했던 큼직큼직한 일들이 2/4분기에 많이 있었던 것 같다. 처음으로 공개적인 자리에서 발표를 해보았는데,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 3/4분기에는 PyCon KR이 열릴 예정인데, 파이콘 라이트닝토크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 Rust로 개발중인 어떤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그 전까지 완성되었으면 좋겠다.

Neovim 광인으로서의 목표도 뚜렷해졌다. 지난 크리스마스의 Vim 사용자 모임에서는 Neovim 플러그인 개발 후기를 소소하게나마 공유했었고, 2/4분기에는 Neovim을 적극적으로 영업하는 발표를 했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에디터 내부를 뜯어보면서 알게 된 내용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져보고 싶다. 아마, 제목은 “<XX Editor> Anatomy” 같은게 되겠지.